[괴담]어느 한 낚시꾼의 이야기 (서해 훼리호 침몰 사고)
어느 한 낚시꾼의 이야기 바다위를 걷는 사람들 괴담은 한 낚시카페에 올라왔던 이야기다. 갯바위 낚시를 즐기던 한 남자가 완도 앞바다, 외딴 갯바위에서 혼자 낚시를 하다가 겪은 무서운 이야기다.
한참 바다낚시에 빠져 여러 곳을 돌아다닌 적이 있다. 요즘엔 배 타고 하는 바다낚시도 잘 못 가고 있지만, 보통 갯바위 낚시는 배를 타고 조류가 잘 흐르는 포인트로 이동한다. 바다 한가운데 솟아 오른 여밭이나 무인도 근처의 바윗절벽으로 기어 올라가 자리를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장은 바위 절벽 움푹한 곳에 낚시를 할 만한 자리에 내려주고, 하루 지나 다시 태우러 온다.
거의 직벽에 가까운 지형이라 수심이 10~20미터까지 나오며, 밀물과 썰물에 따라 고기떼들이 지나가는 경로가 좋은 포인트로 각광받는다. 솔직히 이런 낚시는 매우 위험한 취미입니다. 고기가 많았던 시절에는 굳이 위험한 곳에 갈 필요가 없었지만, 이제는 고기를 잡기 위해 더 멀리, 더 위험한 곳까지 가게 된다. 심지어 어떤 포인트는 사리 때 밀물이 들면 물에 잠기는 곳도 많은데. 배가 제때 오지 않으면 물에 빠져 죽는 일도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낚시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더 큰 월척을 낚기 위해 험한 곳으로 향한다. 유명한 갯바위 포인트에 잠수부들이 들어가보면 낚시줄, 바늘, 봉돌 등 온갖 쓰레기로 도배되어 있고, 갯바위 위에는 미끼와 음식찌꺼기, 버려진 물고기 시체들이 널브러져 썩고 냄새가 지독하다.
그럼에도 낚시꾼들은 텐트를 치고 일주일, 길게는 몇 달씩 진치고 낚시를 한다. 포인트에 정기적으로 낚시꾼들을 데려다주는 배들이 물과 음식을 공급합니다. 이런 행위는 불법이며, 낚시꾼들은 배 타고 나갈 때 신고를 해야 돌아왔다는 것을 확인받아야 한다. 하지만 동네 선장들과 친해지면 몰래 나가서 자리를 잡고 한 달씩 낚시를 하는 일도 있다.
어느 날, 감성돔 한 마리를 잡아보겠다고 완도 쪽에 있는 잘 아는 낚시점에 바리바리 짐을 싸서 찾아갔다. 미끼도 챙기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포인트를 고르고 있었는데, 낚시점 뒷방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끙끙 앓는 소리에 아는 사람인가 싶어 물어봤더니, 주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 사람은 장박 전문으로 다니는 50대 아저씨로, 한두 번 만나 소주 한잔 했던 분이었다. 그런데 왜 뒷방에서 끙끙거리고 있는지 이상해서 들어가보니, 두 눈은 움푹 들어가 있고, 정신은 반쯤 나간 사람처럼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술 냄새를 풍기며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다.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고 저를 알아보지도 못했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그 아저씨는 일주일째 저러고 있다는 것이다. 자주 가던 포인트에서 2주 정도 있었는데, 월요일 아침에 물을 가져다주러 갔더니 미친 사람처럼 텐트와 장비를 다 내팽개치고 배에 올라탔다고 한다. 낚시점에 도착하자마자 뒷방으로 들어가 술만 퍼마시고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더 알고 싶었지만, 배를 타고 나가야 해서 포구로 갔다. 그런데 단속 때문에 내가 타려던 배도 걸려 나갈 수 없게 되었다. 할 일도 없고, 그냥 술이나 한잔 하며 자고 가자 싶어 다시 낚시점으로 돌아갔다. 안면 있는 40대 아저씨와 술안주를 사 와서 뒷방에서 술판을 벌이려는데, 혼자 끙끙 앓던 50대 아저씨가 내 옆에 슬그머니 앉아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 아저씨는 초짜 낚시꾼들이 들어가고 싶어도 짬밥에 밀려 못 들어가는 특급 포인트에 2주 동안 자리 잡고 있었다. 그날은 날씨가 좋지 않아 파도가 높았지만 낮에는 입질도 좋고 고기를 많이 잡았다. 밤이 되자 날씨가 점점 나빠져서 낚시를 포기하고 텐트 안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달도 뜨지 않은 초저녁,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데 발밑 직벽 아래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상괭이라도 지나가나 싶어 내려다봤더니, 수심 10미터 되는 바닷물 위로 네 명의 사람이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남쪽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기겁을 하고 다시 보니, 그건 네 명이 아니었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며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는데, 구름 사이 별빛에 비친 모습은 수백 명의 사람들이 바다 위를 걸어가는 것이었다. 씩씩하게, 허우적거리며, 마지못해, 자꾸 돌아보며 걷는 사람들. 부부도 있었고 아이도 있었으며, 깊은 바닷물 위를 삼삼오오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꿈인지 생시인지 몰랐다고 한다 그때, 그 사람들이 고개를 들어 텐트를 올려다보며 절벽을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도망갈 곳도, 숨을 곳도 없어 텐트 지퍼를 올려 잠그고 침낭 속에 머리를 박고 숨을 죽이고 있었다.
잠시 후, 사람들은 텐트를 스윽스윽 쓰다듬으며 말했다고 한다.
"같이 가자... 같이 가자..."
온몸은 한기에 떨리고 식은땀은 흐르며, 침낭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살려주세요"를 반복하는 것뿐이었다. 얼마나 지났는지 기절을 했던 것 같았고,. 깨어보니 해가 떠 있었고, 조심스럽게 텐트를 열자 날씨는 맑게 개어 있었다 동쪽엔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살았다는 안도의 한숨도 잠시, 짐을 정리하고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에 소주를 한 병 들이키고 배가 오기만을 기다렸고. 배가 도착하자 장비도 텐트도 다 버리고 타고 나왔다고 한다.
그 후로도 눈을 감으면 "같이 가자"는 그 소리가 들렸고, 잠도 못 자고 술만 퍼마시며 마음을 가라 앉히려고 하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아직도 그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어느새 낚시 가게 주인도 옆에 와 있었다.
이야기가 끝나니까 주인이 말하길,
자기는 멋도 모르고 이 사람 내려 놓고 다음 차수에 배 몰고 나가서 그래도 단골이라고 이 사람 텐트, 장비 등 다 챙겨다가 가져다 주었는데 뭔가 깨림칙 했다고 한다.
당연했다.
우리도 이 이야기를 헛소리라고 웃어 넘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왜냐면 주인하고 나, 그리고 같이 있던 또 다른 낚시군, 이 셋 모두 이게 무슨 일인지 알고 있었다.
이 사람이 귀신들하고 사이 좋게 바다 위를 걸어서 어디로 갈 뻔한 그 날.
그 날이 바로 1993년 10월 10일 일요일, 서해 위로를 출발해서 격포로 오던 페리호가 침몰해서 292명이 사망한 그 날이다.
게다가 사고 와중에 44명을 구조해 낸 사람도 바로 근처에서 낚시를 하던 낚시배 선장이었고, 그외의 생존자들은 거의 낚시꾼이었다.
낚씨꾼들은 항상 구명조끼를 항상 입고 있거든.
억울했을까? 그래서 낚시꾼 한 명이라도 더 데려가려고 그랬던 걸까?
비록 위도보다는 한참 남쪽인 곳이었지만 그 사람들은 남으로 걸어서 어디로 가고 있던 걸까?
서해 훼리호 사건
1993년 10월 10일 전라북도 부안군 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대형 해상 참사였다. 이 사고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참혹한 여객선 침몰 사고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으며 총 362명 탑승자 중 292명이 사망한 사고였다.
구조 활동
사고 직후 낚시배와 어민들이 구조.
가장 먼저 구조에 나선 이들은 근처에서 낚시하던 낚시배 선장들과 어민들.
이들이 없었다면 생존자 수는 더욱 적었을 것으로 추정.
괴담과 전설
낚시꾼이나 바다 근처 주민들 사이에서는 그날 바다 위를 걸어가던 사람들을 봤다는 식의 증언과 전설이 회자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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