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번역괴담 2ch 순회자
나는 지금 경비원 일을 하고 있는데, 반년 전쯤부터 일하는 중에 이상한 놈이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슈퍼마켓이나 공장 같은 곳에 상주하는 타입의 경비원이 아니라, 계약된 여러 장소를 돌면서 순찰하는 타입이다.
내가 주로 순찰하는 곳은 초등학교나 중학교다.
기본적으로 교직원이 퇴근한 후에 순찰을 돌기 때문에, 아무래도 밤 9시나 10시 이후가 된다.
운이 나쁘면 자정을 넘기기도 한다.
순찰이라고 하면 학교 안 전체를 돌아다닌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교무실이나 교장실 정도만 확인한다.
다른 회사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고객 요청이 있으면 보건실이나 컴퓨터실처럼 귀중품이 있는 장소도 확인하긴 한다.
주 업무는 교사나 체육관의 외벽을 따라 창문과 문이 잠겼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직접 해보면 알겠지만, 건물 외벽을 따라 걷는 것은 보기보다 훨씬 거리가 멀다.
학교 건물은 보통 H자나 들쑥날쑥한 구조라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굉장히 귀찮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그 녀석은 내 바로 뒤를 따라오는 건 아니고, 학교 부지 바깥에 있다.
즉, 학교 주변의 펜스나 담장을 따라 내 동선에 맞춰서 걷는다.
처음에는 그냥 늦은 밤에 산책하는 사람인가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시간인 데다, 뭔가 이상했다.
앞서 말했듯이 학교 건물은 구조가 복잡하고 외부 계단도 있어서 외벽을 따라 한 바퀴 도는 데 꽤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내 속도에 맞춰서 걷고 있는 듯하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내가 느리게 돌아가도 금방 앞서 나가야 정상인데 말이다.
지금까지 실질적인 피해는 없지만 느낌이 너무 불쾌하다.
게다가 그 사람은 부지 안에 들어온 것도 아니니까,
뭐라 말할 수도 없다.
솔직히 말해서 엮이고 싶지도 않다.
최근에 그 녀석의 패턴을 파악하게 됐다.
- 다른 직원이 당번인 날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 지역을 담당하는 직원은 나 포함 다 섯 명이다.
- 밤 11시 이후에만 나타난다. 그 학교의 외등은 11시에 자동으로 꺼진다.
- 비 오는 날은 나타나지 않는다.
손전등으로 두 번 정도 비췄더니 등을 돌린 채 펜스를 세게 쳤다.
그 이후로는 일부러 라이트를 비추지 않도록 하고 있다.
어쨌든 그 녀석은 펜스 외곽을 내 속도에 맞춰 걷기만 할 뿐, 안으로 들어오거나 하진 않는다.
건물과 펜스 사이가 멀면 수백 미터 떨어져 있지만, 가까운 곳은 15미터 정도밖에 안된다.
정말 소름이 돋는다.
특히 교문이 열려 있을 경우.
문을 닫으러 가야 하는데 그때는 거리상 초ㅓㅣ대한 가까워진다.
몇 미터 차이밖에 안 난다.
오컬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인간이겠지?
그렇다고 해도 불괘하고 무서운 건 변함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