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보는 친구 이야기 어린 아이 4
아무튼 나는 그 당시에 귀신을 엄청 보고 싶어 하는 인간이었다.
궁금해서.
그래서 귀신보는 친구 놈이랑 길을 걸을 때면, 공사장이나 빈 집, 빈 건물 같은 것만 보이면
"저기에 귀신 있냐?, 저기는?"
라고 수시로 질문을 해댔고, 그눔아는 "없어, 없네" 이런식의 대답의 순환이었다.
나 : 야, 저긴 어때?
귀신보는 놈 : .....
나 : 있어?
귀신보는 놈 : 그런 것 같아.
난 완전 기뻤다.
안에 들어가서 귀신 보러 가자고 녀석 팔을 잡아당겼는데, 그눔아는 글려가는 내내 부질없는 짓이라고 말했다.
그 유리창 깨진 그 집 현관 앞에 가긴 했는데 잠겨 있으면 낭패라고 생각했다.
근데 문이 안 잠겨져 있었다.
들어가보니까,
뭐 완전 쓰레기장이 따로 없었다.
대충 이사하고 쓰레기를 남겨두고 간 것 마냥...
근데 오후였고 빛도 잘 들어왔고 을씨년스럽긴 했지만 뭐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나 : 귀신 있는 거 맞아?
귀신보는 놈 : 어린 여자아이 한 명 있어!
나 : 안보여!
귀신보는 놈 : 보이겠냐 미XXX.
이러고 완전 후회하면서 밖으로 나가려고 하니 친구놈이 날 막았다.
귀신보는 놈 : 조금만 더 있다 나가자 기다려.
나 : 왜? 귀신도 안 보이는데.
귀신보는 놈 : 잔말말고 기다려 봐!
그리고 그 흉흉한 집에서 40여분동안 쓰잘데기 없는 대화와 핸드폰으로 문자질이나 하며 시간을 때웠다.
그때는 녹색 액정폰이었다.
잠시 후.
귀신보는 놈 : 이제 나가자!
나 : 뭐야 이 XX.
그리고 나와서 길을 걷는데, 친구놈이 말해주었다.
귀신보는 놈 : 그 집 창 밖에서 그 여자아이 엄마랑 아빠가 너 엄청 노려보고 있더라. 자기 딸한테 해코지 하려는 줄 알고...
나 : 진짜? 아 왜 그걸 지금말해?
귀신보는 놈 : 그때 그냥 나갔으면 걔 부모가 오해하고 너한테 붙었을거니까! 그리고 이 말 하면 니놈이 잘됐다고 바로 나갔을 거 아니야? 귀신 만만하게 보지마! 잘못 붙으면 피곤해져!
아무튼 그랬는데 결국 귀신을 못 봐서 아쉬운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