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괴담] 심야의 유하라 온천에서 만난 얼굴 없는 기이한 사람
2년 전인 12월, 대학 동아리 선배들과 유하라 온천에 여행을 갔다.
거기에는 사유(砂湯)라는 모래탕과 함께 온천물이 솟아나는 곳이 있어서 그걸 목적으로 갔는데 노천탕에 혼욕이고 수영복도 금지였다.
여자애들도 많아서 사유는 무리다 싶어서 우리는 도로변에 있는 족욕탕에만 들어갔다.
밤이 되어 다 같이 술을 마시고 한숨 돌릴 때쯤, 남자 중 한 명이.
"심야니까 남자끼리 족욕탕이나 갈까?" 라고 말했다.
다들 귀찮아해서 그냥 있었지만, 나를 포함한 남자 네 명이 밤에 사유로 가기로 했다.
유바라 온천마을은 시마네 산속 계곡에 위치해 있는데, 계곡 바닥에는 강이 흐르고 그 강 옆에 사유가 있다.
우리가 묵은 료칸은 산 바로 옆에 있어서 사유에 가려면 복잡한 언덕길을 내려가야 했다.
밖으로 나가려니 정말 추웠다.
우리는 유카타에 맨발로 게타(나막신)를 신고 있어서 굉장했다.
무엇보다 시야가 심각했다.
엄청난 안개.
12월의 낮은 기온과 온천 중기 때문이다.
온천 마을 전체가 안개, 아니 증기로 뒤덮여 있어서 시야가 몇 미터밖에 안 됐다.
그런 가운데 남자 4명이 게타 소리를 내며 언덕길을 내려갔다.
사람 그리자 하나 없었다.
시골이나 그런지 가로등도 집의 불빛도 거의 커져 있지 않았다.
조금 걸으니 넓은 언덕길이 나왔다.
그런데 눈앞에 뭔가 이상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우리와 비슷한 키에 하얀 옷을 입고 있었다.
근데 뭔가, 상의를 들어 올려서 머리를 완전히 덮은 듯한 모습으로 얼굴이 보이지 않았고 맨발이었다.
그 사람은 안개 너머에서 양손을 위로 번쩍 들고,
마치 ○듀크○가처럼 몸을 구불구불 비틀며 올라오고 있었다.
우리는 농담을 주고받다가, 한순간에 긴장감이 감돌며 모두 말이 없어졌다.
그때는 오히려 귀신이나 영적인 존재라기보다는 지적장애나 정신이상자라고 생각해서 엮이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어쨌든, 우리 모두 그 사람과 스쳐 지나는 동안은 묵묵히 지나쳤다.
결국 모퉁이를 돌 때까지 아무 일도 없었는데 나는 보고 말았다.
그 비탈길 위쪽에서는 산속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었고,
거기엔 붉은 도리이(신사 입구 기둥)가 여러 개 이어져 있었다.
그 사람은 그 길로 한밤중의 산으로 들어갔다.
그 후 네 명이서 진짜 대박이라며 사유로 향했다.
한밤중임에도 사람들이 가득했고 아저씨들이 젊은 여자들에게 이건 범죄가 아니냐 싶을 정도로 성희롱을 하고 있었다.
아까와는 또 다른 이세계 같은 기분을 맛봤다.
이 일이 내 인생에서 유일한 불가사의한 경험이다.
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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