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괴담] 강변에서 목격한 흔들리는 산과 정체불명의 남자
내가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살이 좀 쪄서 달리기 운동 시작하게 되었다.
달리기 코스는 딱히 정하지 않고, 근처 강변을 따라 쭉 이어진 자전거 도로를 한계까지 달린 뒤, 피곤하면 돌아오는 식이었다.
대략 밤 9시쯤에 달렸던 것 같다.
달리기가 완전히 습관이 되었고, 5월 하순쯤이었던 것 같은데, 어느 날부터인가 강변에서 노래 연습을 하는 남자를 보게 되었다.
비가 오지 않는 한, 이틀에 한 번은 달리러 나갔기 때문에 꽤 높은 확률로 그 노래를 부르는 남자를 자주 마주쳤던 것 같다.
그 남자는 매번 사이클링 로드를 등지고, 강변에 서 있어서 얼굴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딱히 수상한 느낌은 없었다.
사실 가로등이 듬성듬성 서 있는 정도라 잘 보이지도 않았다.
마른 체형에 짦은 머리였다는 것만 기억 난다.
내가 살던 곳은 시골이라 강변 근처에 민가도 별로 없었고, 노래 연습하기엔 좋은 환경이었다.
그렇게 노래를 잘 하진 않았지만, 목소리는 엄청 컸다.
그 노래 연습하는 남자가 나타나고, 한참이 지난 어느 밤, 7월쯤이었던 것 같다.
늘 그랬든 강변 근처를 지날 때.
그 큰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대신 이상한 소리가 강변 쪽에서 들려왔다.
이상하게 여겨 강변으로 가보니 평소와는 다른 뚱뚱한 아저씨가 강변에 쭈그리고 앉아, 뭔가를 모으는 듯한 동작을 하고 있었다.
괜히 보면 안 될 것 같아서 못 본 척하고, 사이클링 로드를 달려갔다.
한계까지 달린 뒤,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시 강변 근처를 지났다.
역시 노랫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그 이상한 소리는 더 커진 느낌이었다.
강변을 보니까 뭔가를 쌓아 올린 듯한 어른 키만 한 산(무덤)이 있었다.
빨간색 같으면서도 갈색 같은, 그런 색을 하고 있어서 고기를 쌓아 놓은 것처럼 보였는데,
그 무언가의 산(무덤)이 이상한 소리에 맞춰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또 뚱뚱한 아저씨가 쪼그리고 뭔가를 하고 있는 게 보였다.
잠시 후 그 아저씨가 일어나서 산 쪽으로 걸어왔는데,
오른손에는 고기 같은 것, 왼손에는 각목 같은 것을 들고 있었다.
이윽고, 오른손의 고기를 산에 집어던지고, 왼손에 든 각목으로 산을 마구 두드리기 시작했다.
정말 전력으로 때리고 있어서 광기가 느껴졌다.
그 산은 맞을 때마다 흔들렸고, 이상한 소리도 점점 격해졌다.
그리고 아저씨는 1분 정도 그 산을 계속 떄리다가, 산을 향해 아악~~~ 하고 소리쳤다.
더 이상 가까이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게 조심해서 사이클링 로드를 따라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학교를 마친 후, 친구에게 사정을 말하고 같이 공포심으로 강변을 다시 찾아갔는데 산도 아무것도 없었다.
소란이 나지 않은 걸 보면, 진짜 없었던 것 같긴 한데 역시 불길했다.
그렇게 큰 산이 갑자기 생겼다 사라지는 것도 이해가 안 됐다.
친구한테는 이상한 녀석 취급을 당했다.
솔직하게 말하지 말 걸 그랬다 싶었지만 뭐 어쩔수 없었다.
결국 그 이후로 산과 아저씨에 관한 건 아무 정보도 얻지 못했고 보지도 못했다.
관련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노래 연습을 하던 남성도 그날 밤 이후로는 다시는 보이지 않았따.
딱히 결말도 없어서 미안하지만,
떨리는 산과 그걸 미친 듯이 두들겨 패던 아저씨의 모습은 정말 불길했다.
강가의 밤, 일본 시골, 자전거 도로, 가로등 빛, 붉고 갈색빛의 떨리는 산, 일본인 남성(뚱뚱, 짧은 머리, 40~50대)이 각목을 들고 산을 미친 듯이 내리치는 장면, 실제 사진처럼, 무거운 분위기, 강변의 어둡고 불길한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