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오컬트] 보이지 않는 존재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의 정체는 알 수 없었지만, 정말 장난을 좋아했다.
예를 들면, 내가 누군가와 나란히 앉거나 걷고 있을 때면 자주 옆 사람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곤 했다.
절묘하게 내가 보고 있지 않은 틈을 노리기 때문에 대부분은 내가 범인으로 의심받았다.
초등학교 3학년쯤 익숙해졌다.
하지만 시계가 자꾸 엇나가는 건 곤란했다.
건전지든, 가정용 전원이든, 아날로그든 디지털이든, 내 주변의 시계를 한 달에 15~30분은 틀어졌다.
음악을 듣고 있으면 속도가 빨라졌다 느려졌다 했다.
CD를 듣고 있으면 멋대로 빨리감기를 해서 한 번 시끄럽다고 중엉걸렸더니,
그 순간 정상으로 돌아와서 살짝 웃은적이 있따.
중학생이 됐을 때,
살아 있었다면 한 살 아래의 남동생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아마 그게 동생이었나 싶었다.
서툰 점도 있었다.
고등학생 때는, 옆에 앉아 있던 여자친구의 어깨를 언제나처럼 툭툭 두르렸는데,
뒤돌아서 여자친구가 본 건 주스를 따르느라 두 손이 모두 막혀 있는 내 모습, 여자친구는 당황했다.
시계도 여전히 미쳐서 나는 살짝 울먹였다.
밖을 걷다가 갑자기 뒤에서 잡아끌려 멈췄더니 눈앞에 비둘이 똥이 떨어진 적도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했을 때는 툭툭 덕분에 사귄 친구도 있었따.
물론 툭툭 덕분에 여자친구도 사귀었따.
조금 도움은 받았다.
그래도 여전히 시계는 이상했다.
20살을 몇 해 지나고 나서는 장난도 없어졌다.
이제 시계도 더는 미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친구, 일본 괴담, 시계 고장, 초자연적 경험, 가족의 영혼, 성장, 미스터리, 실제 경험담, 장난꾸러기 유령,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