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괴담] 자판기 아래에서 나온 손
그다지 무섭진 않을지도 모르지만 써 볼께.
두 달 전쯤이었다. 나는 어떤 지인과 함께 친척 할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할아버지 댁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차로 3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었다.
장례식은 무난히 끝났고, 다음 날에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날 밤에 지인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밤 2시쯤, 거의 집 근처에 도착했을 무렵.
나는 흡연자라 담배가 떨어진 걸 깨닫고 자판기를 찾고 있었다.
그러다 오래된 아파트 근처에서 자판기를 발견했다.
그 장소는 집에서 가까웠지만,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었다.
그 아파트는 폐건물처럼 사람의 기척이 없고,
가로등은 깜빡거리며 커졌다 꺼지길 반복하고 있었다.
자판기에 돈을 넣고 담배를 골랐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환불 버튼도 안 되고 괜히 짜증나서 자판기를 걷어찼다.
그 순간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
뭔가의 기척이 느껴져서 너무 무서운나머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가위눌림은 아니였다.
그때 자판기와 바닥 사이의 틈에서 양손이 튀어나와서 내 두 다리를 잡았다.
피가 묻은 파랗고 창백한 손이었다.
놀라서 소리쳤고 지인의 차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갑자기 눈앞이 꿈틀거리며 휘어진 느낌이 들었다.
마치 TV 화면에 필터가 씌워진 듯한 왜곡된 영상처럼.
동시에 누군가 내 머릿속을 뒤적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서랍을 헤집듯.
심한 구역질이 났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리고 아주 작은 여자아이의 목소리로.
"없어...없다..."
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병실이었다.
나는 무려 5일 동안 생사 경계를 넘나들었다고 한다.
지인이 말하길.
나를 발견했을 때 눈이 뒤집히고 입에서 거품을 물고 있었다고 한다.
그 이후 시간이 꽤 지났는데 기억력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심지어 나를 구해준 지인의 이름과 얼굴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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