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괴담] 시선
작년 여름쯤의 이야기다.
그때 난 부동산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고 어떤 단지를 내방하러 갔다.
유동성이 높은 단지라 꽤 저렴했는데 경쟁률도 높았다.
거기다 집주인 사정 때문에 열쇠를 저녁 때쯤에야 빌릴 수 있었다.
확실히 기억하는데, 현장에 도착한 건 저녁 6시 직전이었다.
평소엔 외부부터 체크했지만, 해가 지기 전에 실내 사진부터 찍어야 해서 먼저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 구조는 3LDK로 꽤 괜찮았다.
현관을 들어서면 복도를 기준으로 양옆에 각각 일본식 방(다다미 방)이 있고,
오른쪽 일본식 방 옆에는 욕실, 화장실, 세탁 공간이 있다.
그 옆, 복도 끝에도 일본식 방 하나가 더 있었고,
복도 왼쪽을 따라 LDK(거실+식당+주방)가 이어졌다
LDK에는 베란다가 있어서 정원이 보인다.
실내 사진을 찍고, 시설을 점검하고 있었는데 뭔가 마음이 불편했다.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진달까.
거기다 거실 조명은 이미 떼어져 있었고, 해도 지고 있어서 점점 분위기가 기분 나빠졌다.
그래서 빨리 나가기로 했다.
밖으로 나와 외관을 점검하고 있었는데, 2층 베란다에서 누군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걸 눈치챘다.
초로의 남성이었다.
사진 찍고 있으면 가끔 오해를 받기도 하니까, 나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마지막으로 현관 쪽 우편함을 확인하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공동 우편함 표찰을 보니까, 몇몇 빈집을 빼고는 전부 같은 성이었다.
섬뜩한 기분이 들어서 대충 사진을 찍고는 부랴부랴 그곳을 나왔다.
도로 쪽으로 나와서야 외관 사진을 안 찍은 걸 깨달았다.
보통 베란다가 있는 쪽이 가장 보기 좋으니까.
측면 도로를 따라 조금 걸은 다음 건물을 돌아보며 카메라를 들었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자세히 보니, 그 건물의 거의 모든 베란다 창가에서 표정 없는 노인들이 불도 켜지 않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귀신 같은 건 아니었지만, 정말 소름이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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