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괴담]혼자 걷는 산길에서 만난 존재
봄의 신록 사이로 나는 혼자서 산을 내려가고 있었다.
산은 오를 때는 의기양양하지만, 하산은 공허하고 지루하다.
단조로운 내리막을 묵묵히 걷는 중, 어느새 10m 앞에 나와 똑같이 혼자 하산 중인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인간은 단조로움 속에도 목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따라가서 말을 걸어볼까 하는 생각에 페이스를 조금 올렸다.
그런데 그 사람도 나를 의식한 듯 속도를 높인다.
더 속도를 올려도 거리는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지쳐서 잠깐 쉬기로 했다.
그러자 앞의 사람도 같은 타이밍에 멈춰 섰다.
얼굴은 안 보였지만, 모스그린 점퍼를 입은 남자였다.
그 순간, 예전에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가 뇌리를 스쳤다
산에 사는 귀신을 따라가면 행방불명 된다는 이야기였다.
말도 안 되는 괴담이라고 생각했던 그 이야기가 이 순간만큼은 뼛속까지 스며들며 등골을 타고 식은 땀이 흘렀다.
나는 일어서서 다시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고 그 남자도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남자를 보지 않고 걸어갔다.
1시간 쯤 걷다 보니, 전방에서 누군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심장이 철렁 내려않았지만, 보면 안 될 것 같아서 가능한 아래를 바라보면서 계속 걸었다.
목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등산 도중의 두 명의 일행이 서로 말을 걸고 있는 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등산 중인 초로의 부부의 대화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스쳐 지나가면서 인사를 나누고 몇 명 정도의 하산자와 만났는지 물어봤다.
단체가 두 팀이었고 단독은 내가 처음이라고 대답했다.
앞을 보니 더 이상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시계를 보니 모스그린 점퍼의 남자를 본 게 겨우 10분밖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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