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괴담] 백물어(百物語)
"백물어(백가지 이야기,(百物語)를 하자"고 누군가 제안한 것이 계기였다.
그렇다고 혼자 수십 개의 무서운 이야기를 알고 있을 리가 없어서, 10명이 1인당 10개씩 이야기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필사적으로 무서운 이야기를 외워서 참가했다.
뭐, 100개라고 해도 비슷비슷한 이야기. 거의 똑같은 내용도 섞여 있었고,
촛불도 20~30개씩 세워놓고 꺼지면 다시 붙이곤 했다.
장소는 체육관 창고였는데 굉장히 좁았다.
내 이야기가 끝나고 70번째, 80번째...점점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방과 후부터 시작했기에, 이미 해는 거의 지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사람이 100번재 이야기를 끝내고, 촛불을 껐다.
몇 초간의 침묵이 모두의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자 누군가가 말했다.
"뭐야, 역시 아무일도 안 일어나잖아"
나도 약간 기대하고 있었지만, 뭐 이정도려니 했다.
게다가 중복된 이야기라든가,
촛불을 한꺼번에 세운다든가, 잘못된 점도 많았다.
하지만 그 묘한 긴장감은 꽤 즐거웠기 때문에 모두 꽤 만족하면서 체육관 창고를 나왔다.
내가 마지막으로 체육관 창고 문을 닫고 뒤돌아섰을 때 무심코 인원수를 세어봤다.
1, 2, 3,... 7, 8.. 9... 9명?
다 같이 걷고 있었기에 처음에는 단순히 세는 걸 틀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두를 불러 세웠다.
너무 큰 소리였던지라, 모두 나를 돌아보며 멈췄다.
나는 말 없이 다시 인원을 세었다.
역시 9명밖에 없다.
뭔가 이상했다.
"혹시 먼저 집에 간 애 있어?"
선두 쪽에 있던 친구가 대답했다.
'아냐, 아무도 안 갔어 왜 그래?"
솔직히 무슨 일인지 이해가 안 됐다.
한 명이 줄었다는 게 아니었다.
누가 줄었는지 알 수 없는 것이 문제였다.
나는 말했다.
"아니, 우리 10명이었잖아? 근데 지금 9명 밖에 없다고.."
그러자 다들 인원을 세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두 얼굴 빛이 점점 창백해지는 걸 볼 수 있었다.
모두 나와 똑같은 의문을 말했다.
"누가 없어진거야?"
확실히 한 명이 사라졌는데, 그게 누군지 아무도 기억할 수 없었다.
누군가가 말했다.
"늦었으니까 집에 가자.."
우리는 말없이 뿔뿔이 흩어져 집으로 향했다.
다음 날, 교실에는 아무도 앉지 않은 빈 책상이 하나 생겼다.
누가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은 들었지만,
선생님을 포함해 그 누구도 관심을 안 가졌다.
명부에도 그런 이름은 없었다.
한 사람이 사라졌다는 사실조차 점점 애매해졌다.
그로부터 10년도 넘는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백물어를 했던 기억조차 희미해져 가고 있다.
하지만 확실히 처음에 그 사람이 있었다.
이제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앞으로도 그 존재를 떠올릴 수 없을 것이다.
영원히 사라진, 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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