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오컬트] 계단참 거울
초등학생 시절, 방과 후 동아리 활동을 마치고 돌아가려던 참에 친구 A가 "아! 급식복이 안 보여. 아마 교실에 두고 왔나봐"라고 말했다.
하필이면 내일은 쉬는 날.
주말에는 급식복을 집에 가져가 세탁해서 다음 당번에게 넘겨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찾아야 했다.
A, B/ 그리고 나는 무서움을 참고 함께 교실로 향했다.
교실로 가려면 계단을 올라 2층의 계단참을 지나야 했는데, 이 학교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알려진 계단참 거울은 해질녘에 보면 이승의 존재가 아닌 것을 비춘다고 소문이 돌았다.
단순한 미신이라 생각했지만, 저녁 어스름 속 계단참은 정말 섬뜩했다.
우리는 눈을 감고 서둘러 계단을 올라 가까스로 교실에 도착했다.
A는 급식복을 찾아 안도의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다시 그 계단참을 지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내심 괴로웠다.
그때 B가 말했다.
"저 계단참 거울.. 진짜 뭔가 비치는 걸까?"
제발 그런 얘기 하지 말라고 생각했지만, 어차피 그 길을 지나야 귀가할 수 있었다.
점점 어두워지는 학교 안, 우리는 결심을 다지고 교실을 나섰다.
한 계단, 두 계단 내려가며 드디어 문제의 계단참에 다다랐다.
A와 나는 빠르게 지나가려했지만,
B는 흥미롭다는 듯 거울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때
"아..."
B가 중얼거렸고 우리도 무심코 거울을 보게 되었다.
거울에는 우리들의 굳은 표정과 평소와 다를 것 없는 광경이 비쳤다.
하지만 우리 옆에는 방공두건을 쓴 몽페 차림의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몸이 얼어붙은 우리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여자아이는 울먹이는 표정으로 손을 뻗으며 말했다
"전쟁은 끝났어?"
우리는 두려움을 참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다..."
라는 말을 남기고 조용히 사라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우리는 이미 통학로를 걷고 있었다.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두려움보다는 설명할 수 없는 허전함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전쟁으로 수많은 이들이 희생되었다.
그 여자아이도 분명 그 중 하나였고, 두려움 속에서 수십 년간 숨어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거울 속에서...
문득 고개를 들어 보니 위령비가 보였다.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그곳.
우리는 말없이 함께 손을 모아 기도했다.
초등학교 괴담, 거울 귀신, 계단참 이야기, 방공두건 소녀, 몽페 차림, 전쟁 유령, 슬픈 유령 이야기, 학교 7대 불가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