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4인 가족으로 부모님과 형. 그리고 나다.

형은 대학생, 나는 고등학생이라 각자 자기 방을 가지고 있다.

문제가 일어난 건 어제 한밤중이었다.

잠이 깬 나는 물을 마시려고 1층 거실로 가는 도중에 그것과 마주쳤다.

계단으로 가려면 형 방 앞을 지나야 하는데

그 방 앞을 지나려던 순간, 형 방 문이 갑자기 열렸다.

'아, 형도 깨어 있었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별 신경 쓰지 않고 지나치려 했는데, 방에서 나온 건 형이 아니라 새까만 아이였다.

전신이 먹물처럼 새까맣고, 방 안의 희미한 불빛이 그 모습을 더욱 음산하게 비췄다.

당황한 나는 몸이 굳어버렸지만,

그 검은 아이는 나를 힐끗 쳐다보더니 아무 일 없다는 듯 방으로 다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나중에 몰래 방을 들여다봤지만,

안에는 형이 잠들어 있을 뿐, 아이는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그날 밤, 그 아이가 신경 쓰여서 한숨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슬쩍 형에게 물어보니 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도 봤냐? 가끔 자고 있을 때. 내 발밑에 서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