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괴담]부서진 라디오에서 계속 들리는 노래
나는 라디오에 대해 좋은 기억이 없다.
심야에 라디오를 BGM 삼아 공부하고 있던 어느 날, 전파가 갑자기 흐트러지더니 잡음과 함께 비파를 연주하는 비파법사가 헤이케 이야기를 읊기 시작하거나, 또 다른 날은 내가 목욕하러 들어간 순간 라디오에서 엄청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가족들 한테 말해도 "니가 전파(신호)를 내고 있는 거 아냐?" 라는 농담만 할 뿐이었다.
가장 무서웠던 건 고등학교 3학년 때 어느 날 밤의 일이었다.
부모님은 야간 근무라 집에는 나와 오빠 이렇게 둘뿐이었다.
우리는 사이가 나쁜 건 아니지만 서로 방에 틀어박혀 얼굴을 마주칠 일은 거의 없었다.
당시 대학 입시 준비로 몇 시간이고 공부하던 나는 기분 전환 겸 거실에 물을 마시러 나갈 때였다.
갑자기 지지지...지직지직 하는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거실 바닥에 놓인 cd 라디오 카세트 플레이어가 원인이었다.
가만히 귀 기울여 보니 여자의 노래 소리가 섞여 있었다.
"지지지지직..라아~..지직...라아~♪"
잡음은 심했지만,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녀는 분명히 즐겁게 노래하고 있었다.
그래서 난 엄마가 낮에 라디오를 듣다가 전원을 끄는 걸 깜박할 줄 알았다.
공포 이야기는 밥만큼 좋아하지만, 원래 겁이 많은 나는 그것만으로도 무서워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오빠를 부를 수도 없고...
용기를 내어 전원 버튼을 끄러 다가갔다.
그때
"라아~ 라아~♪"
엄청나게 깜짝 놀랐다.
마치 전원 버튼을 끄지 못하게 하려는 듯, 일부러 더 크게 부르는 것 같았다.
너무 무서워서 오빠 방으로 달려가 바로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오빠는 귀찮아하는 얼굴로 따라와주었다.
거실로 돌아가자 라디오에서는 여전히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오빠가 다가가자, 그걸 비웃듯 소리는 더욱 커졌다.
그런데도 오빠는 신경도 안 쓰고 라디오에 손을 뻗고 있다.
순간 소리는 마치 폭음처럼 울려 퍼졌다.
오빠는 침착하게 전원을 끄고 콘센트까지 뽑았다.
그런데 노래는 멈추지 않았다.
나는 오빠 뒤에 숨어서 벌벌 떨고 있었따.
그러자 오빠는...
라디오를 있는 힘껏 걷어찼고 카세트 테이프 부분이 날아가며 라디오가 부서지고 그제야 소리도 멈추었다.
"...."
"됐지?"
오빠는 그 한마디를 남기고 방으로 다시 돌아갔다.
남겨진 것은 반쯤 부서진 라디오와 나.
겁에 질렸지만 오빠를 붙잡을 수도 없었다.
그 후, 별일은 없었지만 지금도 남아있는 부서진 라디오는 그날의 사건이 꿈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나중에 오빠와 그날 밤을 회상했는데 오빠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기억나.. 나도 그때는 좀 겁이 났던 것 같아. 근데 귀신이 눈앞에 나타나면 때릴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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