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쓰나미 이후 피해지역에서 벌어진 실화 괴담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 이후 피해지역에서 벌어진 실화 괴담은 괴담 작가 쿠로키 아루지가 피해 지역에서 기이한 체험을 한 사람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고 지진 괴담(震災怪談)으로 집필한 내용이다.
동일본 대지진 실화 괴담 번역
1. 전화번호
지진 이후, 한 지방 마을의 동사무소 특정 부서에 설치된 전화기 한 대가 정해진 시각이 되면 울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전화를 받으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전화기에는 발신번호가 표시되는 LCD 디스플레이가 있었는데, 전화가 울릴 때마다 항상 어느 한 장소의 전화번호가 뜬다.
그 번호는 바로 이 마을 내의 한 공공시설 전화번호였는데, 그 시설은 쓰나미에 휩쓸려 완전히 붕괴되어 지금은 텅 빈 공터로 되어 있다.
건물은 물론이고, 전화선조차 남아 있지 않은 곳이었다.
그렇다면, 누가 어디서 전화를 걸어오는 것일까?
만약 그 수화기를 들어버린다면 과연 무엇이 들릴까?
궁금하긴 하지만 아무도 그 진실을 확인할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누구도 그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지진 발생 후 1년이 지나도록 그 전화는 정해진 시간마다 계속 울렸다.
그러던 어느 날, 참다못한 한 직원이 전화가 울리는 시각에 수화기를 번쩍 들어 귀에 댔다.
"아...."
불과 10초도 지나지 않아, 그 직원은 무언의 표정으로 수화기를 내려놓고,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묻지 말라는 듯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갔다.
이후, 동료들이 술자리에서 끈질기게 "그때 뭘 들은 거냐"고 물어봤더니, 콸콸...물이 넘쳐흐르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고 대답했다.
그 뒤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참고로 나는 이 이야기의 화자로부터 전화가 울리는 시각을 들었다.
시간은 오후 3시경.
이는 쓰나미가 도달한 정확한 시각이었다...
2. 편의점
정확한 장소는 생략. 단지 산리쿠(山陸) 해안의 어느 마을 이야기다.
지진 이후, 그 마을에 한 편의점이 새로 개점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예정일이 되어도 가게 문을 열 기미가 없었다.
이웃 주민이 왜 안 여느냐고 묻자, 사장은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야간 근무자를 못 구했어요..."
알고 보니 개점을 앞두고 일주일간 야간 교육을 하던 중, 이상한 현상들이 잇달아 일어났다고 한다.
- 자동문이 스스로 열리고 닫힌다.
- 계산대가 손도 안 댔는데 열린다.
- 감시카메라가 오작동을 일으킨다.
그런 기이한 일들이 계속되자, 알바생 전원이 오픈 전 도망치듯 퇴사했고, 인력을 새로 구하느라 개점이 미뤄졌다는 이야기였다.
"이곳은 쓰나미로 피해를 입은 지역이라 이런 일은 흔해요.."
라고 그 이야기를 들려준 남자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개점 후, 단골 손님 중 한 명이 호소해 왔다고 한다.
"누가 저를 미는 것 같아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사장은 "네?" 라고 반응하자, 손님은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계산 마치고 나가려고 하면 무릎쯤 되는 높이에서 누가 미는 느낌이 나요. 빨리 나가라고 재촉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나빴습니다.. 혹시 에어컨 바람이 세거나 바닥이 기울었거나 가게에 무슨 결함이 있는 거 아니에요?"
라고 말하는 손님에게 사장은 잠시 고민했지만. 이제 갓 신축한 가게이기에 결함은 생각하기 어려웠다.
"무릎쯤 되는 높이라..혹시 이 지역을 덮친 쓰나미의 수위랑 같은 높이 아닌가요?"
그 말을 들은 단골은 놀란 얼굴로 그럴지도 모른다며 수긍했다.
3. 시점
미야기현 해안에 있는 한 도로에서 일어난 이야기다.
현지에 사는 한 남성이 한밤중에 그 도로를 차로 주행 중이었다.
그때 갑자기 눈앞에 길을 건너는 사람의 형상이 나타났다.
디애로 가다간 칠 것 같은 생각에. 급히 브레이크를 밝았다. 차량은 가까스로 멈추었는데 충격은 없었다.
안도한 것도 잠시, 그는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헤드라이트가 보였을텐데 어째서 저렇게 위험한 타이밍에 길을 건너려 한 걸까 하고,
한 마디 해야겠다 싶어서 차에서 내리는데,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무도 없었다. 인기척조차 없다.
그제야 남성은 깨달았다.
방금 그 사람 형체는 바닷가에서 마을 쪽으로 도로를 건너려는 모습이었다.
이 한밤중에 수영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돌아온 거구나"
라고 중얼거린 남성은 그 자리에서 잠시 합장을 했다.
이와 비슷한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간사이에서 온 건설 인부가 공사 후, 숙소인 민박집까지 걸어 가던 중이었다.
그때 몇 미터 앞에서 걸어오는 사람 형체가 보여서 동료인 줄 알고 "어이~" 하고 불렀지만, 대답도 없이 도로를 건너 반쯤 무너진 건물들이 있는 골목 안으로 사라졌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 본 인부는 그 사람 형체가 바다에서 걸어 올라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수영 시즌도 아니고, 무엇보다 쓰나미 피해 이후 우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돌아온 거구나"
인부는 갑자기 소름이 돋아 도망치듯 달아났다.
덧붙이자면, 이 두 이야기는 모두 같은 장소에서 벌어졌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바다에서 마을 쪽으로 길을 건너는 사람 형체가 등장한다.
하지만 앞선 이야기의 남성은 그 존재를 경외했고, 후자의 남성은 공포를 느꼈다ㅏ. 나는 이 차이야말로 지진 괴담이 가진 특유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관련 글 : https://michge.co.kr/bbs/board.php?bo_table=horror&wr_id=153
동일본대지진, 실화 괴담, 쿠로키 아루지, 전화번호 괴담, 편의점 유령, 귀환하는 영혼, 일본 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