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괴담 2ch 공포 채팅
내가 채팅에 빠진 건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지금도 여전히 빠져 있는 내 채팅 경력은 약 15년 정도다.
하루에 수십 시간씩 채팅을 하는 건 아니다.
하루에 1시간 정도.
그 이상은 자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채팅은 즐거운 공간이다.
하지만 나는 어느 날 채팅에서 무서운 경험을 하게 된다.
평소처럼 이용하던 채팅광장.
익숙한 방.
그날도 평소처럼 한 채팅 맴버 몇 명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꽤 시간이 흘렀을 때 쯤, 한 명이 나갔다.
그 뒤를 이어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씩 나가고 결국 나 혼자만 남게 되었다.
시계를 보니 채팅을 시작한 지, 딱 1시간이 지나려는 참이었다.
딱 떨어지는 시간이라 나도 나가려고 한 순간.
방에 누군가가 들어왔다.
"처음 뵙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쳇, 이제 나가려 했는데...
불쌍하니 몇 분 상대해줄까?
그렇게 생각하며 대답했다.
"안녕하세요~"
처음엔 귀찮다고 생각했지만 상대는 꽤 재미있는 사람이었고, 대화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야기도 잘 통하고 분위기도 좋았던 그때.
그 사람이 갑자기 이름이 뭐냐고(실명)고 물어봤다.
그런 질문을 왜 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고,
실명을 밝히는 것도 왠지 꺼림칙하고 그냥 대충 떠오르는 친구의 이름을 적어 주었다.
"OO OO입니다~ ㅎㅎ."
그러자 상대는 잠시 아무 말이 없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친구 이름은 안 물어봤어요. 당신 이름을 알려주세요..."
순간 나는 굳어버렸다.
내가 한 행동을 정확히 꿰뚫어 본 거에 대해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기분 나쁘다는 생각이 들면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손이 멈췄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겨우 키보드를 다시 잡았다.
"어떻게 아셨어요?^^ 맞습니다."
그러자 상대방은 지체 없이 답했다.
"그 정도는 당연히 알아요"
기분 나쁨과 공포가 배가 되어 나는 본능적으로 키보드에서 손을 뗐다.
혹시 이 사람이 현실에서 내 주변에 있는 사람...
내 친구 중 한 명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채팅하고 있다는 걸 아무에게도 말한 적이 없다.
오히려 말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상대방이 말했다.
"무서워요? 지금 키보드에서 손을 떼셨네요?"
나는 무의식중에 방 안을 둘러보았다.
누군가 보고 있다.
자연스럽게 창문에 눈이 갔다.
창문으로 천천히 다가가 밖을 살펴봤다.
물론 아무것도 없고 아무도 없다.
커튼을 닫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런 짓을 해봤자 소용없는데?"
화면을 보니 이미 로그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정상이 아니다.
나는 점점 쌓여가는 공포가 한계에 달해 강제 종료를 선택했다.
그러자 화면이 까맣게 변했다.
그 후에 특별히 이상한 일은 없었지만, 정말 무서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