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번역괴담 이상한 비디오
그저 제목만 적혀 있는 패키지의 비디오.
어차피 백 엔이고 시간만 때우면 될 것 같아서 비디오를 빌렸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비디오를 재생했다.
제목도 나오지 않고, 홈리스처럼 누더기 옷을 입은 마른 체형의 남자가 달리고 있는 영상이 나왔다.
근데 손에 뭔가 들고 있었는데 톱 같았다.
그리고 이 남자 전속력으로 달리는데도 지치는 기색도 없고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속도를 늦출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아까부터 이 남자, 어디선가 본 듯한 길을 달리고 있었다.
점점 가슴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어라 이 길은.... 이 모퉁이를 들면?'
다음 장면에서 그 예감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래 맞아 이 남자는 우리 집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새 남자는 집 바로 앞까지 도착했다.
그 사실을 인식했을 때쯤,
이미 남자는 집 바로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어느새 카메라는 남자의 시점으로 바뀌어 있었다.
화면은 낡은 아파트 2층을 비추고 있다.
서둘러 베란다에 가서 밖을 내다보니...
있다.. 그 남자가.
남자는 망설임 없이 베란다 기둥을 톱으로 자르기 시작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일단 그만두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남자는 올려다보았고 순간 숨을 삼켰다.
화면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남자의 두 눈은 사시였고 마치 카멜레온처럼 따로따로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너널너덜한 이빨을 드러내며 씨익 웃더니, 시야 에서 사라졌다.
그때 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위험을 감지한 나는 현관문을 잠그려고 달려갔지만 남자는 이미 거기에 서 있었다.
황급히 거실로 도망가고 있는데 남자는 톱을 치켜들었다.
반사적으로 리모컨의 정지 버튼을 눌렀다.
그 순간, 남자도, 톱도 사라졌다.
곧바로 비디오 테이프를 꺼내 쓰레기통에 버렸다.
방 베란다 기둥에는 깊게 파인 톱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