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괴담 2ch 공포 빨간 옷을 입은 사람
어쩔 수 없이 폭포의 왼쪽 경사면을 크게 돌아서 폭포 꼭대기로 올라가려던 순간, 맨 앞에서 걷던 친구 A가 갑자기 떨어졌다.
폭포 아래에는 바위가 튀어나와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 바위에 얼굴을 부딪힌 것처럼 보였다.
겨우겨우 기어올랐던 경사면을 다른 친구 B와 나는 거의 굴러 떨어지듯 내려가고 있는 때.
내 귀에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내 눈앞에서 박장대소를 터뜨리는 남자의 얼굴.
나는 그 얼굴을 피할 틈도 없이 그대로 달려들었고 그 순간 발이 꼬여 넘어졌다.
그런 이상한 일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재빨리 일어나 아래로 내려가 보니,
B가 이미 폭포 아래에서 A를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었다.
A의 얼굴은 퉁퉁 부어 있었고, 코와 눈에서는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코는 아예 뭉개져서 얼굴 안으로 파묻힌 상태였다.
노폐라보(얼굴 없는 귀신)란 아마 이런 얼굴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었다.
우리는 산기슭에 있는 캠핑장까지 가서 구급차를 불렀고, 곧 도착한 구급대원들이 A를 들것에 고정시켰다.
하지만 폭포까지는 가느다란 수풀길뿐이라, 구급대원과 나,B 이렇게 셋이서 번갈아 가며 들것을 들어야만 했다.
A의 얼굴에서 피가 너무 많이 흘러나오는 바람에 들것을 잡은 손이 몇번이나 미끄러졌다.
그 탓에 들것이 몇 번이나 흔들렸고 A는 계속해서 고통을 호소했다.
간신히 구급차에 A를 태우고 B는 병원까지 동행했다.
나는 다시 폭포로 돌아가 흩어진 짐을 회수한 뒤 산기슭으로 돌아왔다.
A의 차를 타고 왔기 때문에 나는 어쩔 수 없이 히치하킹을 해야했다.
온몸에 피가 묻은 나를 누가 태워줄까 싶었는데, 누군가 태워준 게 오히려 신기하게 느껴졌다.
A가 퇴원을 하고 말하길.
떨어지기 직전에 폭포 위쪽에 빨간 옷을 입은 낚시꾼을 봤고 그 다음부터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B는 A가 빨간 옷을 입은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을 폭포에서 봤어라며 난리를 쳤다고 하는데 A 본인은 그걸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A는 몇 차례의 수술 끝에 간신히 목숨을 건졌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겼다.
그러나 2년 전, 일하다가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