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느 회원제 리조트 호텔에 근무하고 있을 때, 어떤 노부부가 작성한 설문지에 관한 이야기다.

앞면은 일반적인 설문 응답으로, 호텔 직원의 대응이나 시설 사용감, 청소 상태 등에 대한 보통의 내용이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있는 호텔에 대한 의견 란에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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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고!

저희가 숙박한 7층 OO호실은 영도 (霊道) 입니다.

간략하게 뒷면에 적어 두었으니, 

검토 후, 불제 또는 공양을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방은 전부터 문제가 많았던 방이었습니다.

- 누군가 창문 너머로 들여다본다.

- 베란다에서 무언가가 움직였다.

- 욕실의 물이 저절로 나온다.

- 짐이 파손되었다.

- 한방중에 귓가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이와 같은 불만이 많아 평소에는 폐쇄된 객실이었습니다.

마침 바쁜 성수기라 다른 호텔에서 파견 온 직원이 더블부킹을 해버려서 부득이하게 주임의 판단으로 해당 방을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뒷면.

저는 오랜 세월 근무해 온 회사를 아들들에게 물려주고, 함께 고생한 아내와 여행을 취미로 삼고 있습니다.

아내는 부끄럽게도 감이 예민한 편이며, 어릴 적부터 영감(霊感)이라 불리는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사업의 성공도 아내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아내가 말하길.

호텔의 이 방은 영의 통로가 되어 있다고 합니다.

어젯밤에 여러 망자들이 우리고 묵고 있는 방을 지나갔다고 합니다.

그중에는 저와 아내의 잠든 얼굴을 들여다 본 영도 있었고, 저는 그런 느낌을 못 받았지만 아내는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합니다.

저희는 다른 사람에게 말할 생각은 없지만,

향후 호텔을 다시 이용할지는 고려해보겠습니다.

아내 말로는 악령도 몇 있었던 것 같다고 합니다.

부디 검토하신 후, 빠른 조치를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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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인의 명령으로 나와 동료 두 명이 그 문제의 방에 하룻밤 묵어보았지만, 특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얼마 후, 동료는 교통사고로 오른팔이 불구가 되었고 나는 신장이 망가져 인공투석을 받게 되었다.

나도 그 동료도 결국 그 호텔을 그만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