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번역괴담 2CH 창문에 비친 여자
그때는 편의점이나 매점 같은 곳도 도보로 한 시간 안에는 없는 그런 시골 학교에 다니느라, 전철을 두 시간 반 정도 타고 통학 하고 있었다.
그날은 세미나로 늦어져서 막차 몇 대 전, 전철을 타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피곤했는지 그날은 음악을 들으면서 잠이 들어 버렸다.
그러다 어느 역에서 깨어났는데 그 전철은 각역정차(모든 역에 정차하는 전철)였고,
급행은 서지 않는 큰 강 위에 있는 터널 사이의 외진 역에도 정차하는 전철이었다.
근데 그 역에서 누군가가 타서 내 옆에 앉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왜 굳이 자리가 많은데 내 옆에 앉지? 그리고 이런 시간에 이 역에서 탈 사람이 있다고?'
라고 생각하며, 살짝 눈을 떠서 창문에 비친 옆 좌석을 보니 흰 원피스를 입고 긴머리를 늘어뜨린 여자가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었다.
창문 반사로 보이는 모습을 거의 밀착될 정도로 내 바로 옆에 앉아 있었기에
'왜 하필 이렇게 붙어서 앉은거야! Σ(ーoー)' 하고 속으로 욕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옷이 스치는 느낌도, 사람이 있는 기척도 없었다.
문득 고개를 돌려 옆 좌석을 보니 다리가 보이지 않았다.
순간 잠에 취해 있던 머리가 확 깨어나 눈을 부릅뜨고 다시 창문을 보니,
그 여자의 모습은 그대로 비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녀의 존재를 인식한 걸 알아챘는지, 반사된 창 속의 여자가 조금 고개를 들더니 입꼬리를 이상하리만치 크게 올리고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
겁쟁이인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그럴 리 없어.. 그럴 리가 없어. 꿈일 거야 이건 꿈이야!'
라고 스스로 되뇌이며 눈을 꼭 감았다.
그러자 갑자기 귓가에서 "알아 챘네?"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너무 놀란 나는 벌떡 일어나 여자가 앉아 있던 좌석을 봤지만 당연히 아무도 없었고 창문을 봐도 여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무서운 마음에 사람이 조금이라도 있는 칸으로 갔다.
그 뒤로 그 여자의 모습은 다시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