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괴담]요모츠헤구리 - 죽은 자의 음식을 받은 날
우라타카오로 단풍을 보러 간 어느 날, 낮선 할머니가 내민 정체불명의 열매에 관한 이야기.
어제 겪은 일이다. 무서운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제 나는 가볍게 하이킹 삼아 우라타카오로 단풍 구경을 갔다. 그러다 산길에서 버섯을 따고 있는 아저씨는 만났는데, 먹을 수 있는 버섯과 먹으면 안 되는 버섯, 으름덩굴 같은 것들 등 이것저것 가르쳐주셨다.
그때 덤불 속에서 홈리스처럼 생긴 할머니가 나타나더니 스지코 같은 열매를 내밀며 무척 기분 나쁜 웃음을 지으며 맛있으니까 먹어보라며 계속 권했다.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아저씨의 지인인가 싶어서 일반 받았다.
그런데 고개를 돌려보니 아저씨 얼굴이 마치 노면처럼 무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할머니는 마치 만족한 듯 덤불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 순간 아저씨가 내가 받은 열매를 낚아채서 반대편 덤불 속으로 휙 던져버렸다.
뭐지 싶어서 이유를 물었더니 아저씨는 요모츠헤구리다 라고만 말하고는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 이후로 분위기도 이상해져서 말도 못 꺼내고 말없이 산을 내려왔다.
그때는 그 할머니가 이 산의 주인 같은 존재고 그 열매는 마치 교토 요정에서 나오는 부부즈케 같은 걸까? 라고 멋대로 해석했다.'이 산에서 빨리 나가라는...'
그리고 그 열매가 신경 쓰여서 아저씨가 말했던 요모츠헤구리를 검색해보니
요모츠헤구리(黄泉戸契)는 황천의 나라(저승, 저 세상)에서 만들어진 죽은 이를 위한 음식이었다.
죽은 자의 세계와 맺는 계약이라나...
그 세상의 것(저승)을 먹으면 이 세상(이승)에 돌아 갈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스레 댓글.
237
그 할머니 이미 죽은 사람이었던 거 아냐?
무섭다...
죽은 자의 나라의 음식을 먹으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 하니까.
어떻게 되는지 먹어보고 싶네 ㅋ
241
다시 읽어보니까 스지코(연어알)와 텐난쇼(반하)의 열매가 아닐까 싶다.
요즘 산을 걷다보면 숲속에서 가끔 볼 수 있음.
요모츠헤구리 사진 <<
243
읽으면서 이름은 몰랐지만 그 사진에 있는 열매가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
근데 그걸 먹으면 뭔가 문제가 생기나?
청산 계열 독이라도 있는 건가?
245
나도 어릴 적에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한 번 먹어본 적 있음
입안에서 펑하고 터질 듯한 강력한 자극이 있었고 3일 정도 혀가 얼얼해서 꽤 트라우마였어.
아마 열매 자체가 아니라 벌레를 같이 먹은 것일수도..
249
늦었지만, 그 아저씨는 그 할머니가 죽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거 아닐까?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나타났으니 순간 얼어붙은 거겠지
죽은 사람이 건넨 음식 = 요모츠헤구리였던 게 아닐가 싶다.
251(글쓴이)
241님 아마 그 열매가 맞는 것 같아!
사진 속 열매보다 훨씬 조밀하게 뭉쳐 있었어
과일 특유의 단내 같은 건 없었고.
근데 그 열매에 독이 있었다면 그 할머니는 왜 저한테 먹이려고 했을까...
그 일대에서 등산객에서 이상한 걸 먹이려는 이상한 할머니로 유명한 사람일 수도 있고, 그 아저씨는 그걸 알고 있었던 걸 수도 있겠네.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의 암호 같은 의미였을까?
그리고 할머니가 귀신이었다면...진짜 살아있는 사람 같았어.
252
동료(친구)를 늘리기 위해 저세상으로 끌고 가려 했던 거 아닐까?
할머니에게 씌인 악령에 의한 유혹의 술법 같은 거.
아저씨가 없었으면 저세상으로 갈뻔함.
심지어 할머니 자체가 귀신일 가능성도 있음.
그 경우 내민 열매는 실제 자기가 따온 것일 수도 있고, 즉 그 순간부터 이미 악령에게 씌여서 조종당하고 있었다는 거지.
그리고 글쓴이가 아저씨에게 간 건, 수호령의 인도 때문이고, 열매를 들고 아무도 없는 방향을 향해 웃으며 혼잣말을 하고 있는 걸 보고 악령에게 당하고 있다고 직감한 거지.
그래서 구지(九字,육갑비축)를 그으며 악령을 쫓아내고 열매를 던진 거지.
[출처 나무위키]
악령에 씌인 사람은 쉽게 깨어나지 않거든...
어쨌든 이번은 운 좋게 도움을 받아서 살았지만.
방심하면 언제든 틈을 타고 들어온다.
253
흥미로운 해석이네 ㅋㅋ
그렇다면 글슨이와 아저씨가 그 뒤에 어떤 대화를 했는지가 힌트가 될지도 모르네.
사실 처음부터 궁금했는데, 그 어색한 분위기 이후로 산을 내려와 헤어질 때까지 아저씨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기억나?
설마 끝까지 아무 말도 안 했던 건 아니겠지?
258(글쓴이)
진짜로 그런 쓸데없는 잡담을 할 분위기가 아니었어.
아저씨는 말 없이 앞장서서 휙휙 걸어가고 나는 그냥 따라가면서 아저씨가 가끔 뒤돌아보는 느낌.
그때마다 뭔가 말하려다 말 못 하고, 그냥 멍하니 몇십 분 동안 걷기만 했지.
이야기한 거라고는,
어떤 교통편을 이용할지. 어디로 갈 건지. 기본적인 것 뿐.
결국 같이 버스를 탔지만 거의 말도 안 하고 타카오 역에서 인사 한마디만 하고 헤어졌어.
요모츠헤구리 괴담, 일본 산속 괴담, 정체불명 할머니, 황천 계약, 일본 도시전설, 죽은 자의 음식, 텐난쇼우 열매, 일본 괴이체험, 무서운 하이킹, 산속 할머니